소문은 월요일 점심에 터졌다.
"차이준이랑 한서윤이 외출일에 같이 있었다며."
"우산도 같이 썼대."
"세탁실 얘기도 있던데."
기숙학원에서 세 단어면 충분했다.
차이준.
한서윤.
같이.
서윤은 식판을 들고 멈췄다.
하린이 옆에서 낮게 말했다.
"고개 들지 마."
서윤은 고개를 들었다.
이준이 식당 입구에 서 있었다.
S반 애들 몇 명이 그에게 물었다.
"진짜야?"
이준은 식판을 내려놓지 않았다.
"뭐가."
"너 한서윤이랑 사귀냐고."
부정하면 끝나는 질문이었다.
아니.
그 두 글자면 됐다.
서윤도 그걸 알았다.
이준도 알았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젓가락을 집던 손만 멈췄다.
"부정은 안 하네?"
누군가 웃었다.
이준은 그제야 말했다.
"남 이름으로 장난치지 마."
"아니면 아니라고 하면 되잖아."
이준은 서윤을 봤다.
정확히는, 서윤이 들고 있는 식판을 봤다. 국이 손끝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결국 말하지 않았다.
아니라고.
하린이 서윤의 식판을 받아 들었다.
"야."
"응."
"저건 부정보다 더 시끄러운데."
그날 식당에서 제일 큰 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이준의 침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