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의 공기계가 울린 건 야자 2차 시작 직전이었다.
소리는 없었다.
후드 안쪽이 짧게 떨렸다.
엄마 병원 앱 알림이었다.
`검사 시간 변경. 보호자 확인 필요.`
서윤은 답장을 쓰지 못했다.
자습실 와이파이는 약했고, 손은 더 약했다.
앞자리 이준이 뒤돌아보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줘."
"싫어."
"너 지금 보내면 오타 난다."
"네가 어떻게 알아."
"손 떨리니까."
또 그 말이었다.
서윤은 화가 나야 했다.
그런데 공기계를 넘겼다.
이준은 책상 아래에서 조심스럽게 문장을 썼다.
`검사 시간 확인했어. 나 괜찮아. 내일 정해진 통화 시간에 전화할게.`
서윤은 화면을 봤다.
"나 괜찮아는 빼."
"왜."
"안 괜찮으니까."
이준의 손이 멈췄다.
그는 지우지 않았다.
대신 덧붙였다.
`안 괜찮은데, 그래도 해볼게.`
서윤은 숨을 삼켰다.
그 문장이 더 자기 같았다.
전송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두 사람의 손가락이 겹쳤다.
둘 다 멈췄다.
딱 한 글자만 더 누르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준이 낮게 말했다.
"눌러."
"네가 눌러."
"네 말이잖아."
서윤은 손가락을 움직였다.
전송.
그 순간 이준의 공기계도 떨렸다.
그는 바로 화면을 끄지 못했다.
`형, 오늘도 늦어?`
서윤은 그 문장을 봤다.
이준은 공기계를 주머니에 넣었다.
"봤어?"
"응."
"못 본 척해."
서윤은 자기 손가락 끝을 봤다.
방금 전까지 이준의 손가락과 닿아 있던 곳이었다.
"그건 못 하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