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재배치는 예고 없이 붙었다.
서윤의 새 자리는 의대관 자습실 3열 12번.
앞자리는 2열 12번.
차이준이었다.
하린이 좌석표를 보더니 웃었다.
"이 정도면 학원이 밀어주는 거 아니야?"
"시끄러워."
"너 얼굴이 더 시끄러워."
서윤은 가방을 들고 3열 12번에 앉았다.
이준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게 더 신경 쓰였다.
사람은 보지 않을 때 더 많이 보인다. 목 뒤, 셔츠 깃, 손목시계, 샤프를 잡는 손가락.
서윤은 문제집을 폈다.
집중하려고 했다.
그때 앞자리에서 쪽지가 넘어왔다.
`등 보지 마.`
서윤은 얼굴이 달아올랐다.
쪽지 뒷면에 꾹꾹 눌러 썼다.
`네 등이 칠판보다 커서 그래.`
쪽지가 다시 앞자리로 갔다.
이준은 고개를 숙였다.
웃음을 참는 것처럼 보였다.
자습 종료 직전, 감독 조교가 복도에서 말했다.
"쪽지 주고받는 것도 잡히면 벌점이다."
서윤은 몸이 굳었다.
책상 아래로 이준의 손이 내려왔다.
쪽지 하나가 서윤 쪽으로 밀려왔다.
`이건 벌점 각오하고 씀.`
그 아래 한 줄.
`뒤에서 조용히 웃지 마. 신경 쓰여.`
서윤은 그 쪽지를 문제집 사이에 끼웠다.
그날 처음으로 국어 12번을 틀렸다.
이유는 쉬웠다.
칠판보다 큰 등이 앞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