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식에서 휴대폰을 내는 줄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조용해서 더 들킬 것 같았다.
한서윤은 제출함 앞에서 자기 휴대폰 전원을 껐다. 검은 화면에 얼굴이 비쳤다. 작년 수능 국어가 끝나고 화장실 거울에서 봤던 얼굴과 비슷했다.
괜찮은 척하는 얼굴.
"다음."
서윤은 휴대폰을 넣었다.
뚜껑이 닫혔다.
찰칵.
그 소리와 동시에 후드 소매 안쪽이 아주 작게 떨렸다.
공기계.
알림은 아니었다. 손이 떨린 것이다.
서윤은 소매를 더 내렸다.
그때 옆에서 누군가 말했다.
"손 떨려."
서윤은 고개를 돌렸다.
차이준.
입소 전 단톡방에서 본 이름이었다. 청람재수기숙학원 진단평가 빌보드 1위. S반. 장학반.
이준은 서윤의 소매가 아니라 손끝을 보고 있었다.
"뭐?"
"휴대폰보다 손이 먼저 들키겠다고."
서윤은 손을 뒤로 뺐다.
"상관하지 마."
"상관하면 안 되는 건 휴대폰이고."
이준은 자기 휴대폰을 제출함에 넣었다.
조교가 확인표에 체크했다.
"차이준 학생. S반."
주변 애들이 고개를 들었다.
이준은 그 시선에 익숙해 보였다. 익숙해서 지겨운 얼굴이었다.
그는 서윤 옆을 지나가다 아주 낮게 말했다.
"오늘 밤 점호 끝나고 세탁실."
"내가 왜?"
"네가 안 오면."
이준이 잠깐 멈췄다.
그의 시선이 다시 서윤의 손으로 내려갔다.
"계속 떨 거니까."
그 말이 더 짜증났다.
공기계를 들킨 것보다, 떨리는 손을 들킨 게 더 싫었다.
밤 점호가 끝난 뒤 서윤은 결국 방 문을 열었다.
하린은 눈을 감은 채 말했다.
"걸리면 나 깨우지 마."
"안 걸려."
"그 말 하는 애들이 제일 먼저 걸려."
지하 세탁실 앞은 어두웠다.
문을 열려던 순간, 안쪽에서 손이 나왔다.
이준이 서윤의 손목을 잡아 안으로 끌어당겼다.
너무 빨랐다.
등 뒤로 순찰 조교의 발소리가 지나갔다.
세탁실 안, 꺼진 형광등 아래에서 서윤은 자기 손목을 봤다.
이준의 손가락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이준도 그걸 봤다.
그가 안경다리를 만지려다 멈췄다.
"미안."
서윤은 대답하지 못했다.
손목이 아직 뜨거웠다.
휴대폰보다 먼저 들킨 건, 정말 손이었다.